강진의 '백운옥판차'가 지난달 28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폐막에 맞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세계인에게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강진 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차로 만들었다고 해 백운옥판차라 불리는 이 차는 일제강점기 우리 차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독립의 차'로 탄생한 차다. 이 차는 뒷면에 꽃문양을 찍어 일제 강점기에 시판한 우리나라 최초의 녹차 상표다.

'신뢰'라는 정신적인 문화유산과 다산의 제다법이라는 무형적 유산이 전승된 차로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차가 만들어진 백운동은 다산의 제자였던 이시헌의 본가인 백운동 별서를 의미한다. 옥판봉은 백운동 별서에서 바라본 월출산의 한 봉우리의 이름이다. 다산은 강진 유배시절 백운동을 여러 차례 방문해 12개소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시를 짓고 백운동도와 다산초당도를 더하여 백운첩을 남겼다. 백운첩에서 다산이 백운동의 제1경으로 꼽은 곳이 바로 옥판봉이다.

백운옥판차가 만들어진 시기는 192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국내적으로는'물산장려운동'과 같은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진 시기다.

백운옥판차를 만든 다부 이한영 선생에게 많은 영향을 줬던 집안 어른인 이흠이 을사오적을 처단하기 위해 조직된 항일단체 '자신회'의 많은 인물들과 교유한 것도 백운옥판차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박시종 더나은광주연구소 이사장은 "백운옥판차는 차향이 매우 뛰어날 뿐 만 아니라 특히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와 이야기도 감동적"이라며 "가치 있는 우리 차문화를 더욱 알리기 위해 우리 차 알리기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